오필리아 - 당신의 환상을 동정하라 (2010)

Track listing (Songs)

     
序 : Introduction
1. 1월 - 몽중몽 (Dream Within A Dream) 0:48
2. 2월 - 거울호수 (Mirror Lake) 6:55
3. 3월 - 봄 (Spring) 5:30
4. 4월 - 마음 (Objet Petit A) 8:34
 
本 : Body
5. 5월 - 깊은물속 (Water Deep) 5:41
6. 6월 - 밤의노래 (Chant Of The Night) 7:08
7. 7월 - 허우적 (Floating, And Drowning) 9:29
8. 8월 - 안개숲 (Mist Forest) 2:25
9. 9월 - 오필리아 (Ophelia) 7:11
 
結 : Conclusion
10. 10월 - 정적 (Calm) 2:05
11. 11월 - 동상이몽 (Same Moment, Different Dream) 11:36
12. 12월 - 걷다 기억하다 (A Walk To Remember) 3:27
13. 13월 - 원점 (Communis) 9:01

당신의 가여운 몽환의 노래. 몽환락 밴드 오필리아의 [당신의 환상을 동정하라]

[당신의 환상을 동정하라]는 모든 곡이 하나의 기획 속에 유기적으로 구성된 컨셉앨범으로써 총 80여분의 러닝타임 동안 주체의 몽환에 대한 주제 속에 감각의 흐름, 공간의 전이, 시간의 경과가 앨범 전체를 섬세하게 관통한다. 오필리아는 이미지와 시공간을 연속적으로 배열함으로써 각각의 독립적인 곡들을 희미하게, 그러나 동시에 유기적으로 연결하고자 하였다. 13곡의 곡들은 1월부터 13월까지 각각의 달을 대표하며, 그 사이에도 저녁에서부터 아침까지 시간의 경과와 숲과 물 속 사이의 공간의 수직적 이동을 감각의 흐름과 함께 절묘하게 배치하였다. 이를 통해 보통의 컨셉앨범이 뚜렷한 내러티브를 구축하여 스토리텔링에 몰입한 나머지 자칫 내용면으로나 감각면으로 유치해질 수 있는 위험성을 영리하게 피할 수 있었다. 전형적인 형식론이다. 이처럼 오필리아는 고딕메탈에서 출발을 하였으나 동시에 오필리아의 음악에서는 슈게이징, 드림팝, 팝고딕, 프로그레시브 그리고 월드뮤직까지 여러 장르를 수렴시켰다. 그것은 단순히 시험적인 장르의 혼합이 아닌 ‘몽환’을 표현하기 위한 선택적 차용이다. 즉 오필리아가 수렴한 여러 장르들은 ‘몽환’을 표현하기 위한 일종의 재료로서 선택된 것들이다. 따라서 오필리아를 고딕메탈로 보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이미 그들이 가진 고딕메탈의 피는 많이 묽어졌을 뿐만 아니라, 오필리아가 지닌 몽환의 감성은 고딕메탈의 미학 내에서는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오필리아의 작업은 마치 거대한 벽화를 그리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하였다.“

CD의 한계용량을 시험하는 79분 57초의 러닝타임과 곡당 수 십 트랙씩을 배치한 어레인지에서 보이듯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당신의 환상을 동정하라]는 차라리 무모하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거대하면서 동시에 치밀한 프로젝트였다. 또한 앨범의 컨셉, 작곡, 작사, 어레인지와 프로듀싱을 담당한 기타리스트 경은 레코딩 내내 강박적일 정도의 완벽성을 요구하였다. 경이 요구하는 음악적 구상을 살리기 위해 소닉붐 스튜디오의 황경수 엔지니어는 거대한 벽화를 그리듯 신중하게 믹싱/마스터링을 진행하였다. 덕분에 애당초 2008년에 나오기로 계획되어있었던 [당신의 환상을 동정하라]는 201O년에나 나올 수 있게 되었다.

모든 곡이 타이틀곡으로 쓰여도 무리 없을 정도로 개별적으로 훌륭한 퀄리티를 보여주며, 동시에 13곡이 ‘몽환’이라는 컨셉 아래에 하나의 곡으로서 묶이며 다양한 선율의 변주를 이룬다. 유이의 매혹적인 노래와 다양한 음악적 시도들, 이마쥬 등이 몽환의 형태로 혼재된 오필리아의 [당신의 환상을 동정하라]는 당신의 가슴에 잔향을 남기는 명반으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출처 : http://www.maniadb.com/album/605776